안녕하세요. 치료하는 암병원 위비앙 Dr. 이홍찬입니다.

지난 18일 수요일, 병원에서 환우분들과 함께한 건강 강좌에서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날 제가 다룬 주제는 면역과 장내 미생물층, 즉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오늘은 강좌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해서 환우분들이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글로 풀어보려 합니다.

암 치료는 이제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통증 없는 삶, 이 세 가지는 암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강좌에서 가장 강조했던 것은 장내 미생물층,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의 상관관계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 세포 중 90% 이상이 장에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렇기 때문에 암 치료 중이거나 이후에도 장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면역력 강화의 핵심이 됩니다.

히포크라테스가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듯이, 우리의 장은 단순히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역할만 하지 않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소화와 대사를 돕는 것을 넘어, 장벽을 보호하고 체내 해독 작용을 돕고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은 항암 치료의 성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장내 미생물이 풍부하고 다양성이 높은 환자일수록 항암 치료, 특히 면역치료(immunotherapy)의 반응이 훨씬 더 좋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반면, 암 조직 내부에 특정 세균이 많거나 다양성이 떨어지면 항암 치료 효과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다양성이 풍부한 장내 미생물 환경은 항암치료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 치료 중 발생하는 소화 불량이나 피로감 같은 증상을 덜어주어 치료 과정을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죠.

그렇다면 암 환우분들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유정민 영양팀장님께서 몇 가지 실천 방법을 말씀드렸었는데요.

첫 번째는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채소, 과일, 통곡물, 발효식품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발효식품은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섭취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우리 몸에 유익한 균을 직접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고, 프리바이오틱스는 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성분을 제공합니다. 

다만, 각 개인마다 부족한 균의 종류가 다를 수 있으니, 필요하다면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입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장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장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강좌를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제가 강조한 한 가지는, "면역력은 장에서 시작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암 치료를 받는 동안 환우분들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조금씩 바꿔가며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강좌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