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수술전문의로서 급성기암병원을 이끌어가고 있는 저에게 간혹 환자분들이 물어봅니다.

“비만환자와 암환자 너무 다르지 않나요?”

네. 외적으로 비만과 암은 매우 다르게 보이는 질병인건 분명합니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를 찾아오시는 비만환자분들은 처절하게 살을 빼고 싶으신 거고, 암환자분들은 암투병 중살을 찌우는게 목표입니다. 

여기서 공통분모는 바로 ‘살’입니다. 그래서 저의 진료는 항상 살과의 전쟁에서 시작되고 끝이 납니다.

고도비만환자분들은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대부분 요요현상으로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저를 찾아오셨다는 건 이미 본인의 위를 제거할 마음의 결심까지 하셨다는 거죠. 나의 의지로는 이미 먹는 것이 조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항암을 받으시는 환자분께서 결국 생을 마감하는 이유 중 큰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못 먹어서’입니다. 

폐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 암을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매우 행운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엔 보통 재발, 전이로 대학병원에서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게 됩니다. 

이 경우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육안으로 삐쩍 말라보일 때까지 체중이 빠지게 됩니다.

체중 변화가 암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암치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암환자들도 체중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암 투병 중 환자가 체중을 늘리기는 정말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환자들은 어떻게든 몸에 좋은거면 무엇이든 드시려고 하지만 이게 정말 쉽지 않죠.

이렇게 암환자와 고도비만환자가 추구하는 목표는 다르지만, 이 과정에서 두 환자군 모두가 직면하는 공통된 도전은 바로 살과의 전쟁입니다. 

여기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면역과 장 건강관리’입니다. 

비만환자의 경우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은 떨어지고, 미세 영양소 또한 부족 상태입니다.

고도비만수술 후 장내 환경이 좋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체중감량이 더 잘 되지만, 기존의 장 건강을 해치는 식이와 생활습관을 지속한다면 장내 미생물 조성과 다양성 유지가 안되어 결국 미세 영양소의 균형도 다시 깨지고, 요요가 오게 됩니다.

반면 암 환자들은 암 치료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인해 체중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됩니다. 이때 장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장은 면역 세포의 70%가 존재하는 곳으로, 장 건강이 곧 면역력의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암 환자들은 장내 유익균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보충제를 섭취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서 체중관리를 꼭 해야 합니다.

이렇게 비만 환자와 암 환자 모두 ‘면역과 장 건강’을 최우선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위비앙병원에서는 환자들의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별화된 치료 계획을 세우고, 면역력과 장 건강을 최적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위 사진은 올해 한 환자분께서 제게 써주신 글입니다.

이분은 저희 병원에 수 차례 입원하신 적이 있고, 최근 항암 때문에 또 입원하셨습니다.

면역관리, 장건강 관리를 철저하게 하시며 근육량 유지를 한 채로 체중을 잘 관리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침이면 독서와 명상도 즐기십니다.

매끼마다 위비앙 장 건강 식이를 잘 섭취하셨고, 집에서도 식단을 잘 유지하고 계십니다.

간암 전이로 수술도 못하고, 항암치료를 받는 상태로 환자분께서 많이 힘드실텐데 오히려 저에게 좋은 하루 되라고, 좋은 일이 구름처럼 몰려오라고 힘을 주셨습니다. 

저는 매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장 건강이 좋아지면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위 환자분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기운,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삶을 살아가고 계신 것 처럼요.

언뜻보면 매우 달라보이는 비만과 암을 모두 다루고 있기에 한번은 글로 써보고 싶었습니다. 이 글로 비만과 암 환자들이 직면한 공통된 도전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셨길 바랍니다. 건강은 외적인 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여러분들도 면역과 장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건강 회복의 열쇠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